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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방학, 에피톤 프로젝트(Epitone Project) - 아이보리
    문화생활/음악 2018. 1. 29. 00:24

    또 한 해가 시작되었다. 늘 적응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연초의 나이인 것 같다. 그렇게 스물아홉이 되었다. 이십대의 마지막 해, 김광석 씨가 읊조리던 '서른 즈음에' 거의 당도했다.


    노래에 나이가 나오면 괜히 그때의 나를 비춰보곤 한다. 하지만 내가 아직 겪지 못한 나이일 경우엔 그저 짐작할 뿐이다. 아이보리에 나오는 스물 아홉이 그러했다. 노래가 나왔을 때 나는 고작 스물셋이었으니까. 그런데 왜인지 그때도 이 가사마냥 평생 외로웠던 것 같은 기분으로 어둠이 내리는 도시의 골목을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걸어가곤 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그렇기만 했던 건 아님에도.


    그때나 지금이나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인생의 본질 중 하나는 외로움이라고 생각한다. 새삼 나를 되돌아봤다. 짧지만은 않은 6년이 지났음에도 너무도 여전했다. 아직도 연애다운 연애 한번 해보지 못했고, 친구들과 즐겁게 떠들고 집에 오다가 뜬금없는 고독감에 빠지곤 한다. 하다하다 이젠 지리멸렬한 직장생활 속에서도 많은 순간 고립된다.


    그런 생각은 얼마 전 우연히 들은 '사랑'에 관한 강의까지 닿았다. 강사님은 '연애'라는 말 자체가 사랑에 낭만을 더한 일본식 한자어라며, 미디어가 조장한 낭만적 사랑에 대한 환상을 깨고 그 시절의 인연들에 보다 집중하라고 말씀하셨다. 문득 나의 지난 시절들을 떠올렸다. 아주 짧은 스침에 그치거나 그에 이르지도 못했던 나날들...* 각자 다른 모습으로 가해와 피해를 넘나들며 살고 있었다.


    원하든 원치 않든 또 다른 이름들에 내 앞에, 당신 앞에 놓일 것이다. 나는 스물아홉 해 만큼 견뎌냈지만, 동시에 그만큼의 상처로 움츠린 겨울을 보내고 있다. 자신 없는 하루하루를 열심으로 보내다 왠지 마음속에 몇몇 이름이 떠올랐다. 때가 되면 또 얼마만큼 멀어지겠지만 지난 시간만큼 그리 마음을 더해 어긋남의 주체와 객체로서 사랑을 표해본다. 당신과 내 삶에 곧 봄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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