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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특별전 : Chagall and the Bible문화생활/전시 2021. 12. 28. 20:07
아마도 올해 마지막 미술전으로 어머니와 함께 샤갈 특별전에 다녀왔다. Chagall and the Bible이라는 부제처럼 샤갈에게 큰 모티프가 되었던 성서를 주제로 한 전시였다. 마이아트뮤지엄은 처음으로 가봤는데, 삼성역 인근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가서 차를 가져갔는데 2시간에 3천 원으로 주차권 구매가 가능했다.
모이셰 샤갈, 일명 마르크 샤갈은 20세기의 거장 중 한 사람으로 러시아계 유태인으로 태어나 프랑스에 정착하게 된 굴곡진 삶으로도 유명하다. 개인적으로는 아내 벨라에 대한 낭만적인 사랑과 작품으로 기억에 남은 화가였다. 이번 전시는 평일 11시, 14시, 16시에 정우철 도슨트, 윤석화 도슨트님의 정규 도슨트가 있다. 작품을 통해 작가의 삶을 반추하고 감동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정우철 도슨트님의 '내가 사랑한 화가들'이라는 책을 참 감명 깊게 읽었다. 그 책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인물이 '마르크 샤갈'이다(!). 자연스럽게 정우철 도슨트님의 시간에 맞추어 찾았다. 결과적으로 덕분에 화가의 삶과 예술 세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참고로 실내 사진촬영은 불가했다.
너무 좋았던 설명을 조금 나누자면 샤갈은 1887년에 태어나 1985년에 사망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격동의 한 세기를 산 시대의 증인이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죽기 하루 전까지 그림을 그렸던 성실한 예술가이기도 했다. 그의 작품 세계에도 다양한 모티프가 있는데, 젊은 시절 모티프를 죽을 때까지 반복했다고 한다. 평생토록 풀잎이란 시집을 개정한 시인 월트 휘트먼이 떠오른다.
그의 대표적인 모티프로는 고향, 연인, 동물 등이 있는데 그 안에 화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게 '사랑'을 지향했다. 청어 노동자였던 아버지는 물고기로, 평생 그리웠던 고향은 염소로, 시계 판매상이었던 아내의 부모님은 시계로 화폭에 담겼다. 삶의 모든 순간이 모티프임을 성실하게 증언했다. 특히 벨라와의 사랑은 알면 알수록 참 낭만적이었다. 프랑스에서의 성공을 기약하며 떠난 샤갈과 그런 그를 4년 동안 기다린 벨라 모두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다.
샤갈은 스스로를 화가일 뿐 아니라 시인으로 자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남긴 시가 상당했다. 작품과 함께 시를 읽으며 작품에 시 세계를 담은 김환기 화백을 떠올리기도 했다. 성서는 모든 시의 원천이라는 그의 단호한 목소리가 시대를 넘어 내 마음에 닿았다. 종교를 초월해 인간을 이해하고, 잇는 수단으로써의 성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두 작품은 '나의 어머니'와 '또 다른 빛을 향하여'였다. 먼저 '나의 어머니'는 모두가 그의 꿈을 외면할 때 유일하게 그를 지지해준 어머니를 담은 작품이라고 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무려 50여 년이 지난 뒤에 그린 일종의 사모곡이었다. 나도 이미 그런 사랑을 받았음을 깨닫고 동시에 언젠가 사무치게 그리워할 어머니와 함께 그 작품을 볼 수 있어 감사했다. '또 다른 빛을 향하여'는 샤갈의 마지막 작품인데, 그린 다음 날 숨을 거뒀다고 한다. 그림 속에는 초연해 보이는 화가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그림 속 샤갈과 벨라가 담겨 있다. 마지막까지 화가가 담은 사랑이 깊은 감동을 줬다.
샤갈은 한 세기의 아픔을 통감하며 사랑을 담아 그림과 시로 전한 휴머니스트였다. 기독교를 매개로 종교를 넘어 거장이 좇은 삶에 더없이 공감했다. '나의 어머니'와 함께 볼 수 있어서, 책으로만 뵌 정우철 도슨트님의 감명 깊은 말씀을 직접 들을 수 있어서 감동이 배가됐다. 짙은 여운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샤갈의 명언으로 갈무리한다.
삶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면, 삶을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If all of life moves inevitably toward its end,
we must, during ours, color it with all our colors of love and hope.)728x90반응형'문화생활 > 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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