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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던 날, 남산골 한옥마을기행/국내 2014. 7. 3. 00:02
지난 1학기에 나는 명동에 자주 갔다.
열심히 다녔던 병원이 그 근처에 있어서...*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이는 명동.
명동에 처음 간 건 아니지만
자주 가다 보니 서울의 중심 상권 중 하나답게 매우 화려하단 걸 새삼 느꼈다.
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색다른 곳들도 많았다.
걷다 보니 우연찮게 마주했던 충무로의 남산골 한옥마을도 그러했다.
이날은 비가 오다, 안 오다 하던 이상한 날이었다.
나는 병원에서 나와 싱숭생숭한 마음에 조금 걷다 보니 충무로역에 다다랐고
전철을 타려던 찰나 얼핏 한옥 스타일의 문을 발견했다.
기분도 다운되고 날씨도 안 좋고 몹시 피곤했기에 집에 갈까 했지만...
호기심이 그보다 강했다.
알고 보니 이곳은 남산골 한옥마을이었다.
부끄럽지만 태어나서 처음 알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러한 곳이었다.
(밑에 설명은 남산골 한옥마을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글...*)
서울의 상징인 남산은 옛 이름을 목멱산이라고 하였으며, 도성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남산으로 불리어 왔다. 남산은 그 자연의 경치가 아름다워 우리의 조상들이 골짜기마다 정자를 짓고 자연의 순리에 시·화로 화답하는 풍류생활을 하던 곳으로서 각종 놀이와 여가생활을 위하여 수려한 경관을 찾는 선남선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었다.
이 곳 남산골 전통정원 내에는 그 동안 훼손되었던 지형을 원형대로 복원하여 남산의 자연식생인 전통 수종을 심었으며, 계곡을 만들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하였고, 또한 정자·연못 등을 복원하여 전통양식의 정원으로 꾸몄다.
정원의 북동쪽 7,934㎡ 대지에는 시내에 산재해 있던 서울시 민속자료 한옥 5채를 이전, 복원하고 이 한옥에 살았던 사람들의 신분성격에 걸맞는 가구 등을 배치하여 선조들의 삶을 재조명 하였으며, 전통공예관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능보유자들의 작품과 관광상품을 항상 전시·판매하고 있다.
정원의 서쪽에는 물이 예스럽게 계곡을 흐르도록 하였고, 주변에는 고풍의 정자를 지어 선조들이 유유자적하였던 남산 기슭의 옛 정취를 한껏 느끼도록 하였다. "
서울 도심에 위치한 전통정원.
참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근데 이 날은 날씨가 저래서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혼자 한옥마을을 거닐다 보니 문득 조선시대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근데 참 역설적으로 이곳엔 1994년에 묻힌 타임캡슐이 있었다...*
잠시 한옥마을의 정체성에 대해 헷갈렸던 순간...*
단순히 전통정원을 복원한 것인 줄 알았는데 나름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문득 서울의 마천루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혼자 있다가 이때 마주쳤던 외국인 관광객...
지속적으로 묘함이 고조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좁은 식견과 편협함이 그런 묘한 느낌을 이끌어 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묘한 느낌이 난 좋았다.
그렇게 다시 조용한 분위기를 누리고 즐겼다.
조금 내려오니 관광객들이 많더라.
특히 중국에서 오신 분들이 많았다.
혼자만의 조용한 사색에서 돌아왔던 순간...*
비 오는데 태권도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에구야... 안타까웠지만 한편으론 더 멋있었다...*
태권도 공연을 스쳐가며 남산골 한옥마을에서의 일탈을 마무리했다.
참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어서 생각이 복잡할 때 다시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할 즈음 쏟아지는 장대비가 나를 서울로 돌려보냈다.
묘하게 낯설었던 서울 그리고 그날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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