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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_마우리치오 카텔란 : WE문화생활/전시 2023. 5. 8. 21:14
지난 3월, 기획전 보러 거의 1년 만에 리움미술관을 찾았다. 운 좋게 취소표를 딱 예약했다.
입구부터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이 맞이한다. 이탈리아 태생의 작가로 극사실적인 조각과 회화로 권위와 인식을 뒤집는 데 능하다고 한다.
여닫히는 작은 엘리베이터 옆에 진짜 엘리베이터가 있다. 시작부터 오묘한 기분이 든다.
많은 작품이 정말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리움의 공간과 어색한 듯 잘 어우러졌다.
아버지의 발은 왠지 자연스레 나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
많은 작품이 나름의 위트를 담고 있다. 풍자와 해학의 민족이 참 좋아할 만한 전시인 것 같다.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몰리기에 가보니 세 발 자전거를 타는 '찰리'라는 작품이었다. RC카처럼 원격 조종으로 전시장으로 여기저기 쏘다니고 있었다.
개를 소재로 한 작품도 은근히 많았는데 자연스레 별이와 사랑이를 떠올리며 내심 먹먹해졌다.
다양한 방식으로 권위를 비꼬고 해체하며 자기만의 예술 세계로 치환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자연스레 마르셀 뒤샹을 생각하게 된다.
사랑이 형... 별이... 정말 보고 싶구나...*
'모두'라는 작품은 자연스럽게 미술관 근처에서 얼마 전 있었던 비극을 떠올리게 했다. 다른 작품을 보기 위해 줄을 서는 '우리' 뒤에 남겨진 '모두'가 일종의 시퀀스로 느껴진다.
여전히 사랑이 두려운 아저씨는 2000년에 만들어진 '사랑이 두렵지 않다'라는 작품명만으로도 울림을 느꼈다.
정치뿐 아니라 종교까지 두루 다루는 성실함에 감복하다 보니 어느새 전시 막바지다.
다녀오고 시간이 지나 어느 대학생이 먹어버려 코미디가 된 '코미디언'이라는 작품까지 보고 다음 전시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WE는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전시였다. 뭔가 현실 속 만화 같은 느낌이랄까. 가볍게 보다 보면 은근 묵직했다. 오디오 가이드가 모두 충전 중이라 대여가 불가했던 점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덕분에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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