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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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정 - 그대만을 위한 사랑문화생활/음악 2022. 4. 27. 20:44
타인의 삶에서 반복적으로 조연을 맡다 보면 내 인생에서조차 주연이 될 수 없을 것만 같아진다. 마음대로 되는 게 딱히 없는 시기를 보내며 조금은 특별할 줄 알았던 나의 생애가 얼마나 초라하고 별 볼 일 없는지 깨달았다. 자기 비하나 연민보다는 서글픈 메타 인지에 가깝달까. 한동안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럴 수 있지'보다 '어쩔 수 없지'가 입에 붙어 간다. 얼마 전엔 우연히 '겹벚꽃'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다른 벚나무보다 조금 늦게 피는 꽃이 가진 꽃말의 뜻풀이 중 하나는 "수줍음이 많아 이성의 인기는 그다지 끌지 못합니다. 그러나 마음속 깊숙한 곳에는 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있군요"라고 한다...* 누군가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면 상대방의 호의조차 상실하게 된다는 통계적인 일반화가 강해져 솔직하기는 점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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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크리스마스_박재정 단독 콘서트 <DREAMING>문화생활/공연 2021. 9. 17. 20:31
크리스마스에 홀로 솔로 발라더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세종대학교 대양홀을 찾았다. 원래 좋아하긴 했지만 올해 나온 '노랫말' 앨범의 수록곡 하나하나가 주옥같아 더 푹 빠진 박재정 님의 공연이었다. Serenade, 러브레터로 시작한 공연은 여권, 악역, 4년, 사랑한 만큼, 시력, 두 남자, 야경,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눈 등 수많은 명곡들로 빼곡히 채워졌다. 특히 '사랑한 만큼, 시력,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은 꼭 듣고 싶었는데 다 이루었다...* 평소 즐겨듣는 윤종신 님의 야경도 박재정 님의 목소리로 들었다. 버겁던 일상과 함께하던 노래를 콘서트 장에서 혼자 들으니 묘한 감동과 위로가 있었다. 주책이지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그렁그렁해 입술을 파르르 떨며 울음을 참았다. 많은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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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정 -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문화생활/음악 2021. 7. 27. 22:42
요 몇 년 사이 스스로 부유식물 같다고 느낄 때가 많다. 어디에도 뿌리 맺지 못하고 그저 둥둥 떠다니는 시기 같다. 감사할 만한 삶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많은 순간 그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고마움을 내뱉곤 한다. 나름의 성실로 보다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자부했는데 아주 작은 돌부리에도 위태로운 나를 본다. 때때로 오늘처럼 쉽지 않은 걸림돌도 마주하곤 한다. 고독과 고립을 떠올리는 시기조차 삶은 절대 혼자 살아가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털어놓으면 짐을 덜어줄 누군가가 없는 것도 아닌데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침잠뿐이다. 순간의 선택이 얼마만큼 많은 걸 바꿔놓을 수 있는지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큰 분기점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뭐가 달라질까 싶으면서도 할 수 있는 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