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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형을 모시고 눈구경하러 백운호수로 나갔다. 만발한 눈꽃과 하얗게 머리가 센 호수는 아름다웠다. 다만 생각보다 눈이 많이 쌓여 걷는 게 꽤 힘들었다. 괜히 형도 고생시킨 거 같아 미안했다. 그래도 나는 함께 또 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했다.
오랜만에 바라산을 찾았다. 겨울을 맞아 하얀 옷을 입은 산은 여전히 넉넉한 품으로 충만한 시상과 함박눈 같은 위로를 선물했다. 설경이 너무 아름다워 일부러 빙빙 돌아 내려왔다. 집 오니 다리는 후들거렸지만 새하얀 잔상이 자꾸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