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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르완다
    기행/해외(아프리카) 2016. 4. 10. 21:25

    얼마 전 첫 해외출장에 다녀왔다. 출장지는 아프리카 중동부에 위치한 작은 나라, 르완다.



    르완다 동부에 위치한 아카지라(Akagera)부터



    르완다 서부에 위치한 키부(Kivu)호수까지... 르완다 동서부의 주요 식수원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아무리 식수원에 도달하는데 30분만 넘어도 얼마나 무거운 삶의 무게가 되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또 눈에 맑아 보이는 물도 식수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한 번 더 배웠다. 내 무지가 무심함 혹은 무책임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더 많이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던 부분.



    서부 산간지역 중에서도 꽤 깊은 곳까지 갈 일도 있었다.



    저런 비포장 도로로 한참을 갔다. 그리고 이내 맞이한 아름다운 풍경. 초현실적으로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됐지만, 이내 비현실적으로 버거운 누군가의 삶에 먹먹해졌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눈은 빛났고 맑았다.



    '우리'가 꼭 지켜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온전한 아이들의 눈빛'이 아닐까? 또 그러기 위해 스스로 그런 눈빛을 간직할 수 있길 기원했다. 



    그렇게 짧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키갈리. 비행시간까지 반나절 정도 남아, 출장에 동행했던 다른 기관 분들과 시간을 내어 '키갈리 제노사이드 메모리얼'에 들렀다. 어떻게 하다 보니 캄보디아 청아익(혹은 초응억, Choeung Ek) 킬링 필드(The Killing Fields), 폴란드 오슈비엥침(독일어로 아우슈비츠)에 이어 이곳까지 오게 됐다. '제노사이드'라는 표현으로 한정 짓기에 상황은 다소 달랐지만, 결국 인간의 '증오'를 이용해 인간성이 말살됐던 사건이라는 데서 공톰점을 느꼈다. 그리고 세 곳 다 다녀온 이후로 한동안 뭔가 멍한, 기운이 축 빠지는 그런 상태로 이어졌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은 이들도 있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어떻게든 이어진 이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아픔이 덜어지길 기원했다.



    지나가는 길에 '호텔 르완다'의 실제 배경인 '밀 콜린스 호텔'도 볼 수 있었다. 호텔 부지배인으로 1,200명의 난민을 구한 폴 루세바기나... 영화를 보며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경외감이 저절로 들었었다. 그럴 일은 없어야겠지만, 내 일상의 순간순간 조금은 그럴 수 있는 사람이기를...*  



    그렇게 첫 출장이 끝났다.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가기 전에도, 가서도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참 많았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었던 덕에 무사히 다녀왔고, 정말 많은 걸 배웠다. 문득 해외봉사 스탭으로 베트남에 처음 가던 23살의 나도 떠오르네... 무튼 앞으로 받은 도움들 조금은 나누고 되갚길...* Murakoze, Rw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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