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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연애가 끝난지도 몇 년이 넘게 흘렀지만 왜인지 끊임없이 많은 이별을 겪고 있다. 내 청춘의 반쪽이었던 반려견, 오래된 친구들 그리고 머물 수 없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뒤로하고 살아간다. 가수 김광석의 노랫말처럼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잦은 회자정리와 드문 거자필반 속에 시간은 점점 더 빠르게 흐른다. 어떻게든 이미 떠나간 이들은 표정보다 뒷모습에 가까운 것 같다. 덧없게도 왠지 자꾸 떠오르는 뒷모습들을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가수 정승환의 노래와 시인 이형철의 시를 생각했다. 머뭇머뭇 쿨몽둥이 타작이 필요한 마음이 참 못나게 느껴지지만 스스로 다독이며 또 다시 걸어가야지.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이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이형기, 시 ‘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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