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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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평창·강릉_1일 차(3)_월정사·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기행/국내 2024. 11. 15. 23:16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로 이동했다. 입구부터 웅장하다. 주차장이 넓은데도 차가 원체 많아 주차를 위한 정체가 있었다.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된 사찰이라고 한다. 고려 시대에 탔다가 재건됐고, 조선 시대에도 한 번 더 화재가 있었으나 다시 재건한 불굴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심지어 6.25 전쟁 때도 북한군이 절에 머물 것을 우려한 대한민국 국군에 의해 전소됐으나 전후에 다시 지어 지금에 이른다고 한다. 그야말로 의지의 사찰이었다. 심지어 지금도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월정사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약 1km에 달하는 길이 일명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이다. 무려 1,700그루의 전나무가 있다고 한다. 우거진 숲길을 거닐며 위대한 자연과 마주할 수 있었다.쓰러진 전나무는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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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Kim Dong Ryul) - 산책 (Stroll)문화생활/음악 2024. 10. 29. 21:42
어느덧 가을이 만연하다. 여느 때처럼 정신없는 나날 속에 금방 또 겨울을 앞두고 있다. 나름의 최선으로 늘 걷고 또 걸었지만 결국 또 빈손으로 원점에 이르렀다. 사랑하는 이들의 응원과 걱정은 물론 꾸지람까지 모두 고맙지만 사실 좀 억울하다. 나는 정말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나아갔다. 어쩌면 고도의 속임수로 스스로마저 속여 머물고 싶었던 걸일까. 오랜 시간 자문해 왔다. 난 얼마나 걸었을까. 어딜 향해 걷는 걸까. 마냥 빙빙 돌고 있을까. 결국 또 제자리걸음에 그치지 않을까. 한없이 샘솟는 마음에겐 고맙고도 미안하지만 이젠 정말 가야할 때인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두 눈이 조금씩 젖어 간다. 잠시 멈춰 울어도 되는 걸까. 동률이 형이 대신 울어주셔서 다행이다. 이토록 날이 좋은데 여전히 난 홀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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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예린 - 산책문화생활/음악 2021. 9. 23. 21:09
요즈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행위 중 하나는 해가 저물고 밤이 깊어지는 시간 고요한 호숫가를 산책하는 일이다. 호수는 날씨나 그날의 기분에 따라 매번 다른 얼굴이다. 두 다리로 수면에 비친 마음의 행간을 읽어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것들을 마주하곤 한다. 최근에 새로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뒤늦게 자각한 우유부단함이다. 지난 일은 되돌릴 수 없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은 예측이 어렵다. 당장 하루하루도 벅차기에 이미 어쩔 수 없는 후회나 고독은 적당히 곱씹고 다시 걸음을 옮기곤 한다. 더 나은 지금의 나, 언젠가의 우리를 기대하며 그렇게 산책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