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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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Kim Dong Ryul) - Melody문화생활/음악 2023. 10. 21. 16:02
오늘은 사랑이 형이 무지개다리를 건넌지 딱 일 년이 되는 날이다. 항상 보고 싶은 우리 형 그리고 별이지만 오늘 어쩔 수 없이 유독 더 사무치게 그립다. 나는 늘 그랬듯 예민한 기질을 견디며 또 나름대로 섬세한 다정을 타인에게 나누며 그렇게 살았다. 최근엔 남미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깨달으며 호연지기를 충전해 왔는데, 일상은 너무 빠르게 그 기억을 묻어간다. 하지만 어쩌면 그래서 소중한 기억으로 오래오래 간직될 수 있겠지. 곁에 있던 사랑이 떠난 후로 사랑은 점점 더 아득해져 가지만 어차피 마음과 인연은 내 바람과 같을 수 없다는 걸 안다. 어떻게든 가야 할 곳으로 흘러가겠지. 그래도 그냥 나 잘 지냈다고, 잘 지내라고 전해주고 싶은 날이다. 영원한 만남이 없듯, 영원한 헤어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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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자체, 사랑이 형을 간직하기 위한 글일상/생각 2022. 12. 11. 11:15
2007 ~ 2008 바야흐로 고3을 코앞에 둔 2007년 12월 9일, 우리 집 막내였던 별이가 아들을 낳았다. 별이의 뜻과는 별개로 이뤄진 출산이었고, 어렵게 태어난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바로 세상을 떠나 미안한 마음이 컸다. 문득 남은 한 마리에게 모든 사랑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스레 '사랑'이란 이름을 떠올렸다. 신기하게도 어머니도 같은 이름을 염두에 두고 계서 그렇게 사랑은 사랑이 되었다. 수험 생활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커지던 추운 계절에 티 없이 맑은 눈을 지니고 꼬물꼬물하는 작은 생명체는 크나큰 온기를 줬다. 몸은 어른만큼 컸으나 아직 마음은 미처 다 여물지 못해 어리숙하던 십 대 마지막 해에 사랑은 그야말로 폭풍 성장을 했다. 쫓기듯 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유구한 짝사랑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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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방학 - 언젠가 너로 인해문화생활/음악 2022. 10. 24. 19:42
오랫동안 예감하고 두려웠던 언젠가가 과거가 되고 나서 우리의 시간들을 새롭게 느낀다. 모든 노래가, 모든 풍경이, 모든 순간이 다 추억 혹은 추모로 이어진다. 정말 기적 같은 시간이었구나. 별이와 사랑이는 내 인생에 다시없을 행복을 줬다. 너무도 귀한 존재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아 야속하고 아쉽지만 그건 내 욕심이다. 특히 지난주 사랑이가 숨이 멎는 순간을 함께하지 못해 너무 죄스럽고 고통스러웠는데 '약속해 어느 날 너 눈 감을 때 네 곁에 있을게 지금처럼'이라는 가사를 들으며 문득 깨달았다. 소천하고 30분도 넘게 지나 도착했는데, 왜인지 내가 오고 나서야 눈을 감던 사랑이 형. 못난 형제의 약속을 지키게 해 준 너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사랑이었구나. 삶이 매서울지언정 평생 써도 모자랄 만큼 채워 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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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세탁소 - 사랑문화생활/음악 2021. 11. 27. 23:55
가족이 되어 준 반려견들의 이름이 각각 별과 사랑이다. 별은 중학교에 입학할 즈음 우리집에 와 내가 어엿한 사회 초년생이 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하늘로 돌아갔고, 사랑은 내가 18살일 때 별로부터 찾아와 아직까지 곁에 머물러 주고 있다. 어쩌다 보니 참으로 '자연'스러운 이름을 가진 두 식구 덕에 별과 사랑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는 나에게 중의적인 은유로 다가온다. 그들이 내게 준 의미는 헤아릴 수 없고 여전히 한없이 '사랑'스러운 존재에 매일의 기쁨과 힘을 빚지고 있다. 애정하는 뮤지션, 스웨덴세탁소의 신보 중 '사랑'이란 제목의 노래는 내가 별과 사랑에게 하고 싶은 말인 동시에 왠지 그들이 전해주는 말 같아 묘한 감동을 준다. 가사에 '별'이란 단어도 담겨 있어 마음이 더 촉촉해졌다. 내가 삼십 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