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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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얼 - 걸음을 멈추는 날문화생활/음악 2023. 3. 5. 21:53
나는 생각이 참 많은 편이지만 어떤 면에선 아주 단순하다. 가끔 생각을 안 하려는 생각을 하다 헛웃음을 짓곤 한다. 또 내향적인 사람으로서 집 밖으로 나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기운을 얻기보다는 쓰는 일이지만 이런 나를 잊지 않고 찾아주거나 좋게 봐주는 사람들의 존재가 결국은 힘이 된다. 삶의 모순은 이렇게 나름의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 요즈음 마음 안팎에 모순된 바람이 분다. 어떤 타인을 찾으려는 노력의 무의미를 인정하고 외따로 시간을 더 보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성찰과 함께 어쩌면 헛된 용기와 허무가 언젠가를 위한 여정이지 않을까 하는 미련이 뒤섞였다. 그냥 한 번 만나보라는 보편적인 이야기에 '그 한 번'이 '그냥'만으론 어려운... 신중한 찌질이는 무엇 하나 쉽지 않다. 그래도 고독이나 외로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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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 아픈 나를 (Prod. by 나얼)문화생활/음악 2023. 1. 24. 11:54
이제는 다양한 페르소나로 감정을 숨기는 데 능숙해졌지만 아주 어릴 적 나의 별명 중 하나는 울보였다. 조금만 억울해도 눈물이 먼저 주르륵 흐르곤 했다. 나이가 먹을수록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점점 더 알고 수용하는 동시에 여전히 스스로 이해할 수 없거나 끝내 어쩌지 못하는 무언가를 깨닫는다. 특히 왜인지 마음에 오래도록 선명하게 머무는 편린들이 있다. 누군가의 호의를 본의 아니게 저버렸듯 의지와는 별개로 공허한 아픔 주위를 자꾸 서성이는 나를 발견한다. 연초부터 고마운 벗들이 못난 나를 포기하지 않고 매주 소개팅을 제안해 주고, 뜻밖의 반가운 연락들도 있었지만 어리석고 미지근한 마음은 요지부동이다. 소리내어 울만한 일은 아니어도 아픔을 방치하다 못해 유지하는 나는 정말 어딘가 아픈 게 아닐까...* 그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