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
사랑 그 자체, 사랑이 형을 간직하기 위한 글일상/생각 2022. 12. 11. 11:15
2007 ~ 2008 바야흐로 고3을 코앞에 둔 2007년 12월 9일, 우리 집 막내였던 별이가 아들을 낳았다. 별이의 뜻과는 별개로 이뤄진 출산이었고, 어렵게 태어난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바로 세상을 떠나 미안한 마음이 컸다. 문득 남은 한 마리에게 모든 사랑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스레 '사랑'이란 이름을 떠올렸다. 신기하게도 어머니도 같은 이름을 염두에 두고 계서 그렇게 사랑은 사랑이 되었다. 수험 생활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커지던 추운 계절에 티 없이 맑은 눈을 지니고 꼬물꼬물하는 작은 생명체는 크나큰 온기를 줬다. 몸은 어른만큼 컸으나 아직 마음은 미처 다 여물지 못해 어리숙하던 십 대 마지막 해에 사랑은 그야말로 폭풍 성장을 했다. 쫓기듯 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유구한 짝사랑의 역사..
-
가을방학 - 언젠가 너로 인해문화생활/음악 2022. 10. 24. 19:42
오랫동안 예감하고 두려웠던 언젠가가 과거가 되고 나서 우리의 시간들을 새롭게 느낀다. 모든 노래가, 모든 풍경이, 모든 순간이 다 추억 혹은 추모로 이어진다. 정말 기적 같은 시간이었구나. 별이와 사랑이는 내 인생에 다시없을 행복을 줬다. 너무도 귀한 존재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아 야속하고 아쉽지만 그건 내 욕심이다. 특히 지난주 사랑이가 숨이 멎는 순간을 함께하지 못해 너무 죄스럽고 고통스러웠는데 '약속해 어느 날 너 눈 감을 때 네 곁에 있을게 지금처럼'이라는 가사를 들으며 문득 깨달았다. 소천하고 30분도 넘게 지나 도착했는데, 왜인지 내가 오고 나서야 눈을 감던 사랑이 형. 못난 형제의 약속을 지키게 해 준 너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사랑이었구나. 삶이 매서울지언정 평생 써도 모자랄 만큼 채워 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