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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3(GMF)
    문화생활/공연 2024. 1. 7. 22:34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일명 GMF는 2007년부터 이어져 온 특히 역사가 깊은 음악 페스티벌이다. 인디 음악에 푹 빠져 있던 대학 시절부터 가 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여태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다. 오랜 동무가 홀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를 얻어 급작스럽게 가게 됐다. 공연 전날이 사랑이 형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꼭 일 년이 되는 날이었는데, 그리운 마음을 알았는지 꿈결에 온기와 촉감을 느끼다 깼다. 덕분에 조금 촉촉해진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미리 검색해 보니 그민페는 다회용기에 김밥 같은 걸 포장해 가면 좋다는 후기가 꽤 많았다. 오전에 결혼식에 들렀다가 김밥을 사려고 했는데 일요일이라 휴무인 곳이 많았고 심지어 영업일이지만 사장님이 잠시 외출 중인 곳도 있었다. 무려 40분 만에 케이콜라보김밥에서 간신히 김밥을 포장했다. 어릴 적 소풍을 가는 것처럼 조금 설렜다.

    GMF를 보기 위해 올림픽공원에 도착하니 어느덧 3시가 넘었다. 같이 보기로 한 친구는 이미 도착했대서 공연장 앞에서 만났다. 들어가기 전부터 사람이 꽤 많았다.

    유명한 축제인 건 알았지만 들어가니 앉을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친구는 사람들 사이에 좁은 공간에 자리잡았더라. 나는 같이 앉을만할 장소를 찾으며 몇 바퀴 돌았지만 진짜 아예 없었다. 중간 통로가 아닌 사이드 돗자리존 끄트머리나 음식 파는 곳 구석에 잠시 서 있어도 통로니 이동하라고 말씀 주셔 진짜 30분을 넘게 돌고 돌았다. 운영상 동선과 통로 관리가 중요한 건 이해하지만 10만 원 넘게 지불하고 들어온 건데 이 정도로 자리가 없는 점은 납득이 안 됐다. 결국 오가며 영케이의 잘 생김과 에너지 그리고 익숙한 여러 곡을 들었다. 그 와중에 너무 좋은 건 함정... 친구랑 같이 못 본 건 아쉬웠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친구에게 나는 안중에도 없었다...*

    영케이 어딨나요? 도통 빛 밖에;

    영케이 공연 끝나고 이벤트 부스에 포토카드를 받았는데 김필이 나왔다. 친구가 산 카츠산도 하나 얻어먹고 자리를 찾았지만 역시나 없다. 찾아도 찾아도 없는 게 내 여자친구 같군(?). 친한 후배가 자리를 잡았는데 공간이 좀 있다며 너르게 양해해 줘 염치없지만 합석했다.

    소란 무대에 한 번 더 강림한 영케이의 은총 뒤에 고영배 님의 넘치는 아이돌미를 즐겼다. 후배가 산 닭강정과 내가 미리 사 온 김밥을 함께 먹으며 끼란 무엇인가 생각했다. 영케이 무대가 목표였던 친구는 금방 갔다. 소란 무대엔 루시의 보컬 최상엽 님도 깜짝 등장했다.

    콘텐츠가 다채롭던 소란 무대 뒤에 조금 쉬다 후배와 수변무대로 이동했다. 스텔랑장 공연을 좀 보고 다른 후배도 도착해 셋이 함께 페퍼톤스를 봤다. 오늘 하루가 내 기대와는 달랐고 뭔가 그 와중에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껴 기분이 별로였는데 익숙한 명곡의 향연에 감동으로 회복했다. 그아먈로 '오히려 좋아'. 꿋꿋하게 뜨끈한 어묵 국물을 반복적으로 찾던 이장원 님의 개그는 내 스타일이라 반가웠다. 역시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 형님들! 못난 아우(?)가 늘 빚지고 삽니다...*

    우리 형님들

    마지막으로 루시 공연도 봤다. 나가는 길에 우연히 졸업하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또 다른 후배와도 잠시나마 인사를 나눴다. 뜻밖의 동문회...* 페퍼톤스와 루시의 목소리로 들었던 것처럼 이 멋진 우주 한복판에서 모두를 만나 참 기뻤다. 어쨌든 저쨌든 '2023년 10월 22일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아니 근데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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