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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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 봄 내음보다 너를문화생활/음악 2024. 3. 31. 23:41
부푼 꽃봉오리와 활짝 핀 봄꽃들이 또다시 찾아온 봄을 절감하게 한다. 계절의 온기를 틈타 늘 보고 싶은 사랑이 형과 별이를 비롯해 몇몇 이름들을 떠올리게 됐다. 가수 김나영은 반려견과의 추억을 이렇게 아름다운 목소리로 담아냈더라. 덕분에 짙은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위로받곤 한다. 함께 벚꽃길을 산책하던 길부터 홀로 겹벚꽃의 꽃말을 떠올리던 일까지 모든 순간이 지나간 듯 내 안에 살아 숨 쉰다. 사실 어떤 봄 내음보다 너희가 너무 그립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오래오래 소중히 간직할게. 이번 주엔 봄처럼 해사한 조카가 태어났다. 반갑고 기뻤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고 아직 묘한 기분이 든다. 삶이란 어쩌면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운명 속에 감내해야 하는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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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6(Even of Day) - 역대급(WALK)문화생활/음악 2024. 1. 24. 21:22
인생이 일종의 정반합의 끊임없는 반복 같다고 생각한다. 요즈음의 나는 딱히 달라진 게 없는데도 많은 이들의 사랑에 힘입어 일시적인 안온을 누리고 있다. 주어지는 상황은 물론 내 마음조차 맘 같지 않은 게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선택이 가능한 순간이 있다. 스스로 원망하던 때늦은 순수나 원치 않고 샘솟던 진심도 이젠 그러려니 한다. 어차피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삶에 풍화되며 때묻고 있다. 이제는 감사로 주어진 시간에 더 많이 행복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능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뿐이다. 어차피 매번 역대급일 테니 정신 차리고 계속 걸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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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톤스(Peppertones) - GIVE UP문화생활/음악 2024. 1. 4. 19:57
수년째 간절한 바람들이 잇달아 뜻과는 다르게 흘러가며 내심 많이 지쳤던 것 같다. 행복한 순간도 있었고, 기대를 비웠다며 자조 섞인 농담으로 웃어 보이기도 했지만 사실 가장 가까운 감정은 슬픔이었다. 마음 같지 않은 게 인생이라고 생각하면서 오래 기다려 온 무언가나 누군가조차 바라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시작했다. 하지만 역설적인 그 마음이야말로 교만이고 욕심이 아니었나 싶다. 최근 본 영화에서 마주한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라는 문장은 묘한 위로가 되었는데, 바라지 않던 풍파나 역풍도 결국 하나의 바람이었다. 일, 삶, 사랑 등 많은 것 앞에 여전히 초라함을 느끼지만 최선을 다했던 스스로의 떳떳함까지 비하할 필요는 없다. 막막하고 먹먹할지언정 부디 '절망이여 나를 포기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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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 오랫동안문화생활/음악 2023. 12. 15. 00:10
여느 때와 같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또 여느 때와 같이 금세 연말에 이르렀다. 작년은 오랜만에 굳게 다진 의지로 시작했으나, 수차례 위기를 지나 결국 그 뜻이 꺾인 채로 마무리됐다. 무언갈 간절히 바라면 그게 욕심이었음을 깨닫는 게 주어진 주제 혹은 몫인 것만 같아 올해는 가능하면 매사에 겸허하려고 노력했다. 아니... 사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일, 관계를 비롯한 많은 것들이 기대를 비워 줬다. 그 와중에 항상 고마운 존재들이 선사한 행복은 과분했지만 왜인지 정말 바라는 일들은 매번 이뤄지지 않았다. 스스로 미약함을 깨닫는 만큼 꿈의 크기는 작아진다. 요즈음엔 반복되는 일상도, 다시 찾아온 새해도 조금 덧없게 느껴진다. 약간 무력하긴 하지만 우울은 아니다. 다만 개인의 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초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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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즈 켄시(米津玄師) - 지구본(地球儀)문화생활/음악 2023. 12. 3. 22:32
개인적으로 여러 일이 겹치며 허무가 커진 채로 12월을 맞았다. 다행히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우울까지 이르진 않았지만 헛헛함은 어쩔 수 없다. 정말 인생은 내 마음 같지 않고 조금만 방심하면 뒤통수를 후린다. 잘 못 산 것 같다는 생각이 괜히 자꾸 고개를 들고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고민이 새삼 또 자랐다. 그런 시기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봤다. 사전에 작품이 난해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론 재밌게 봤다. 주인공 마키 마히토는 눈썹을 비롯해 여러모로 상당히 자전적인 캐릭터 같다고 느껴졌다. 소년부터 할아버지까지 작중 많은 인물 속에서 감독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했다. 위대한 화가들도 말년의 그림에선 더하기보단 빼기에 집중한 경우를 많이 봤었는데 왠지 이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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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플라이(no reply) - 사랑이 있었네문화생활/음악 2023. 11. 1. 21:15
여행에서 충전해 온 에너지가 바닥나고, 삶과 사랑 앞에 왠지 스스로 구차하다고 느끼며 버거운 하루를 또 잘 버텨냈다. 아침엔 문득 권순관 님의 '터널'을 기억해 내고 엄마랑 같이 듣기도 했던 그런 날이었다. 내심 불가능해 보이던 일들을 어찌저찌 해내고... 생각지 못한... 그러나 낯익은 불행을 감내하고... 열심히 산 것에 비해 소득은 없어 조금 억울한 나날. 가끔 꿈에 찾아와 주는 사랑이 형, 아버지의 농담 속에 숨어있는 따스한 위로, 어머니가 차려 주신 밥상에 담긴 무한한 응원 같은 것에 힘입어 어쨌든 살아낸다. 어렴풋이 느끼던 소중함을 애정하는 가수의 목소리 덕분에 또렷이 깨닫는다. 비록 내가 다 알지 못하더라도 참 많은 순간에 사랑이 있었구나. 왜 자꾸만 나는 삶을 단정지으려 할까. 나날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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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톤 프로젝트(Epitone Project) - 눈을 뜨면문화생활/음악 2023. 10. 22. 09:41
아직 시차 적응이 덜 됐는지 요즈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오늘은 특히 일찍 깨서 다시 잠을 청했는데 문득 내 얼굴에 사랑이의 얼굴이 맞닿은 느낌이 들었다. 꿈결에 사랑이 있을 것 같은 곳을 쓰다듬으니 보드랍고 따스한 우리 형의 촉감이 느껴졌다. 내 곁에 편히 잠든 체온을 다시 느낄 수 있어 정말 꿈만 같았다. 사실 꿈인 걸 알기에 눈을 뜨면 그 순간이 사라질 것 같아 더 질끈 감았다. 불가항력에 의해 눈뜨니 사랑은 더 이상 없었다. 하지만 모든 곳에 있다. 오랜만에 나눈 안녕에 눈물이 날 만큼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