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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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톤 프로젝트(Epitone Project) - 눈을 뜨면문화생활/음악 2023. 10. 22. 09:41
아직 시차 적응이 덜 됐는지 요즈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오늘은 특히 일찍 깨서 다시 잠을 청했는데 문득 내 얼굴에 사랑이의 얼굴이 맞닿은 느낌이 들었다. 꿈결에 사랑이 있을 것 같은 곳을 쓰다듬으니 보드랍고 따스한 우리 형의 촉감이 느껴졌다. 내 곁에 편히 잠든 체온을 다시 느낄 수 있어 정말 꿈만 같았다. 사실 꿈인 걸 알기에 눈을 뜨면 그 순간이 사라질 것 같아 더 질끈 감았다. 불가항력에 의해 눈뜨니 사랑은 더 이상 없었다. 하지만 모든 곳에 있다. 오랜만에 나눈 안녕에 눈물이 날 만큼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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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Kim Dong Ryul) - Melody문화생활/음악 2023. 10. 21. 16:02
오늘은 사랑이 형이 무지개다리를 건넌지 딱 일 년이 되는 날이다. 항상 보고 싶은 우리 형 그리고 별이지만 오늘 어쩔 수 없이 유독 더 사무치게 그립다. 나는 늘 그랬듯 예민한 기질을 견디며 또 나름대로 섬세한 다정을 타인에게 나누며 그렇게 살았다. 최근엔 남미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깨달으며 호연지기를 충전해 왔는데, 일상은 너무 빠르게 그 기억을 묻어간다. 하지만 어쩌면 그래서 소중한 기억으로 오래오래 간직될 수 있겠지. 곁에 있던 사랑이 떠난 후로 사랑은 점점 더 아득해져 가지만 어차피 마음과 인연은 내 바람과 같을 수 없다는 걸 안다. 어떻게든 가야 할 곳으로 흘러가겠지. 그래도 그냥 나 잘 지냈다고, 잘 지내라고 전해주고 싶은 날이다. 영원한 만남이 없듯, 영원한 헤어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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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드윔프스(RADWIMPS) - 愛にできることはまだあるかい (사랑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있을까)문화생활/음악 2023. 8. 13. 21:55
삶은 참 신기하다. 상황이 달라지지 않아도 내 마음가짐에 따라 꽤나 다르게 느껴진다. 아마 그건 시간에 따라 둘러싼 상황의 의미가 필연적으로 변하기 때문이겠지. 아직 한여름의 무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어느덧 또 입추가 지나고 처서를 앞두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지나 지구 열대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덥고 비가 많은 여름이었다. 원래도 그랬지만 앞으로 여름이면 더 많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날씨의 아이'가 떠오를 것 같다. 순수 속에 방황하고 성장하는 극중 주인공들과는 다르게 어떤 시기를 지났음에도 여전한, 아니 어쩌면 여전하다고 착각하는 아저씨는 마음 둘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과분하게 주어진 사랑하는 이들의 호의와 동시에 넉넉한 고독과 외로움을 누리며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걷고 또 걸었다. 오랜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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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나비(JANNABI) - pony문화생활/음악 2023. 7. 30. 00:44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은 나날이 이어진다. 나중에 돌이켜 보면 별일 아닐지 몰라도 그건 그때의 일이다. 버티고 또 버티며 지치기도 하지만 이 와중에 깨닫는 부분도 많다. 환경과 일련의 사건에 대한 판단은 논외로 하고 나는 참 예민한 사람이다. 그 기질 덕분에 밀도 있는 경험을 쌓아 왔고 다방면에 걸쳐 세심한 감수성을 기를 수 있었다. 하지만 괴로움이 어떤 한계치를 넘으면 예민함은 과거에 대한 미련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져 현재를 온전히 살아가지 못하게 방해하기도 한다. 보통은 회복 탄력성의 도움을 받아 혼자 수용하지만 그게 어려우면 상황을 바꾸기 위해 어렵게 나름의 용기를 냈다. 아무리 애써도 왠지 제자리걸음에 그치는 듯한 지금까지의 2023년이다. 어쩌면 나를 지키기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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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基博(Hata Motohiro) - Rain (언어의 정원 OST)문화생활/음악 2023. 7. 13. 20:37
이젠 장마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여름 기후가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것 같다. 날씨도 바뀌는 세상이건만 마치 '언어의 정원'이나 '날씨의 아이' 속 세상처럼 한없이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으면 나는 폭우 속 좋아하는 소녀에게 하나 뿐인 우산을 건네주던 어느 소년이 되곤 한다. 그렇게 범람하는 순수와 미련 그리고 고독을 유영하다 보면 많은 이야기들이 무의식의 기저에서 떠오른다. 하루는 여전히 버겁고, 사랑은 점점 더 아득하다. 그럼에도 호우로 침잠하며 이렇게 또 한 번의 여름을 보낼 수 있어 감사하다. 여름에 다다른 모두의 삶이 다습게 안온하면 좋겠다. 그런 바람이 잠시나마 다시 일렁이는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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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 - 너의 내일로부터문화생활/음악 2023. 7. 6. 22:09
아주 잘 버텨내고 있지만 내심 고독감이 커지고 다소 지치는 여름이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다가오는 호의에도 움츠러든다. 나의 아픔은 나의 탓이 아니라는 가사가 그런 나를 울게 한다.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도 결국 내가 알겠구나. 알 수 없었던 과거가 시간이 흐르며 나름의 당위를 찾은 것처럼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지금의 무언가는 언젠가 끄덕이게 하겠지. 너무 외로운 날엔 미래의 나에게서 위로를 끌어 써야겠다. 마냥 빚지는 인생이 아니었다는 걸, 절대 혼자일 수 없는 삶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하루엔 어제, 오늘, 내일의 내가 항상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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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 - 뒷모습문화생활/음악 2023. 6. 19. 22:04
마지막 연애가 끝난지도 몇 년이 넘게 흘렀지만 왜인지 끊임없이 많은 이별을 겪고 있다. 내 청춘의 반쪽이었던 반려견, 오래된 친구들 그리고 머물 수 없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뒤로하고 살아간다. 가수 김광석의 노랫말처럼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잦은 회자정리와 드문 거자필반 속에 시간은 점점 더 빠르게 흐른다. 어떻게든 이미 떠나간 이들은 표정보다 뒷모습에 가까운 것 같다. 덧없게도 왠지 자꾸 떠오르는 뒷모습들을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가수 정승환의 노래와 시인 이형철의 시를 생각했다. 머뭇머뭇 쿨몽둥이 타작이 필요한 마음이 참 못나게 느껴지지만 스스로 다독이며 또 다시 걸어가야지.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이 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