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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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일본 여행_2일차(4)_다카야마_히에 신사·쿄야·데일리 야마자키기행/해외(아시아) 2023. 1. 29. 00:30
다시 돌아온 다카야마는 흐린 하늘 아래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직 해가 지기 전인데 이미 음산했다. 다카야마에도 '너의 이름은'의 배경이 된 명소가 있다. 상대적으로 많아진 차들에 적응하며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뚫고 걸었다. '히에 신사'는 여자 주인공 미츠하가 다음 생에는 도쿄의 훈남 되게 해 달라며 소리 지르는 장면의 배경으로 유명하다. 미츠하 신사라는 별칭도 생겼다는데 내가 갔을 땐 너무 깜깜해 무서웠다. 시내에서 은근히 멀어 도보로 30분 정도 걸린다. 성지 순례가 뜻밖의 공포 체험으로 끝났다. 기대와는 달랐지만 이조차 나름의 추억이 된다. 다시 밤거리를 걸었다. 구글 지도가 알려준 길이 외지고 차들이 가깝게 달려 로드킬의 위협을 오랜만에 느꼈다. 낯익은 후루이 마치나미에 이르러서야 마음이 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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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일본 여행_2일차(3)_히다후루카와_JR다카야마역·히다후루카와역·히다시 도서관·히다시청·시라카베 도죠가이·케타와카미야 신사(feat. 너의 이름은.)기행/해외(아시아) 2023. 1. 28. 19:03
다카야마노히 버스센터 바로 옆에는 JR다카야마역이 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역으로 향했다. JR 다카야마선에서는 쇼류도 패스 사용이 불가하다. 역시나 친절한 역무원에게 매표를 한 뒤, 히다후루카와로 향하는 2시 35분 전철을 탔다. 다카야마를 비롯한 기후 현 북부를 통틀어 '히다' 지방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한국으로 치면 강원도의 영동 같은 느낌이려나. 열차에 타고 내릴 때 초록색 버튼을 누르면 열리고, 붉은색 버튼을 누르면 닫힌다. 정차 중엔 수동인 것 같아 눈치껏 따라 눌렀다. 히다후루카와역에 도착하니 거의 3시였다. 돌아가는 시간을 미리 확인하니 1시간에 한 번쯤 열차가 있었다. 이 작은 도시는 많은 곳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대표작인 '너의 이름은.'의 배경으로 나왔다. 덕분에 일종의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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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일본 여행_2일차(2)_시라카와고_다카야마노히 버스센터·시라카와고 합장촌·시라카와고 전망대·와다케·오치우도기행/해외(아시아) 2023. 1. 28. 13:16
기후 현 북부 히다 지방에 오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먼저 아름다운 자연, 고즈넉한 거리 등 많은 부분이 내 취향과 맞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특히 시라카와고의 설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꼭 보고 싶었다. 다카야마노히 버스센터에서 조금 기다리다 8시 50분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별도로 예약 없이 줄을 섰는데 평일 아침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다. 다카야마에는 비가 와 내심 눈이 많이 녹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50분 정도 달려 걱정과 달리 흰 눈에 둘러싸인 시라카와고에 도착했다. 산간에 위치한 마을이라 일본 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폭설 지역 중 하나라고 한다. 무겁게 쌓이는 눈을 견디기 위해 특유의 지붕 양식이 발달했다. 억새로 만든 지붕이 마치 합장할 때 손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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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일본 여행_2일차(1)_다카야마_미야가와 강·미야가와 아침시장·마네키네코·후루이 마치나미·다카야마 진야·커피 돈기행/해외(아시아) 2023. 1. 27. 22:31
다카야마노히 버스센터 매표소는 오전 6시 15분부터 운영한다. 거짓말처럼 아침 6시쯤 딱 깼다. 대충 준비하고 바로 가서 물어보니 시라카와고 가는 비예약 버스 시간을 알려 주셨다. 친절하게 형관펜으로 종이에 표시까지 해 주셔 감사했다. 덕분에 조금 더 안도했다. 동이 채 트지 않은 새벽 거리를 거닐었다. 한겨울인데 눈이 아닌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신기했다. 아직 행인은 드물고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아침의 거리는 숨소리를 들려준다. 조금씩 날이 밝아지고 조명이 하나씩 꺼지며 사람들의 하루가 시작되면 여러 생명의 호흡이 그 자리를 채운다. 나그네로서 타향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걸음에는 여유와 풍요가 깃든다. 고산이란 한자어를 가진 다카야마를 가로지르는 미야가와 강은 도시의 젖줄이다. 빗물로 더 세차게 흐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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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일본 여행_1일차(2)_다카야마_컨트리 호텔 다카야마·진고로라멘기행/해외(아시아) 2023. 1. 26. 21:21
다카야마 숙소였던 컨트리 호텔 다카야마에 바로 체크인했다. 적당한 가격에 아담하고 실용적인 비흡연 1인실이라 몹시 마음에 들었다. 예전엔 도미토리에서도 잘 잤는데 이젠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독립적으로 푹 쉬고 싶다. 주로 혼자 다니기에 합리적인 가격의 1인실이 많은 일본은 숙소 면에서 내게 참 좋은 여행지다. 수돗물은 음용 가능했다. 물맛도 나쁘지 않아 묵는 동안 자주 마셨다. 짐을 풀고 30분 정도 쉬며 편의점에서 샀던 과자를 먹었는데 뭔지 모르겠는데 달달하니 맛있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저녁 8시쯤 됐는데 진짜 한적하다. 인적이 드물고 아름다운 밤거리가 너무 좋았다. 말이 잘 안 통하고, 처음 와보는 곳에서 고독이 자유로움으로 이어지는 여행이 시작됐음을 느꼈다. 피곤했지만 가벼운 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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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일본 여행_1일차(1)_나고야_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센트레아 나고야 중부국제공항·메이테츠선·메이테츠 버스센터·메이테츠 백화점 나나짱·패밀리마트·다카야마노히 버스센터기행/해외(아시아) 2023. 1. 25. 22:49
연말에 틈이 생겨 급하게 휴가를 잡고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휴가 전주에서야 항공권을 예매하고 출국 전날까지 미처 준비를 다 못했다. 그나마 환전은 우대율이 좋은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로 미리 해뒀는데 역시 일 주 전에 신청한 카드가 출국 하루 전까지 오지 않았다.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출국 이후에나 받을 수 있다고 말씀하셔 당일 일본 금리 인상 소식으로 급격하게 오른 환율에 70% 금리 우대라는 서글픈 조건으로 급하게 추가 환전을 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날 저녁에 카드가 왔다...* 마침내 출발하는 날이 됐다. 옆나라 이웃나라에 가는데도 든든히 먹고 가라며 어머니가 이른 아침 갈비탕을 챙겨 주셨다.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 사랑을 평생 되갚을 수 없을 것이다. 든든하게 먹고 나오니 눈이 흩날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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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춘천·가평_더반풀빌라·플러스마트·가평역·남이섬·스타벅스 남이섬점기행/국내 2023. 1. 22. 21:10
어쩌다 보니 운 좋게 대학 시절을 통틀어 총 여덟 번의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덕분에 살아갈 힘이 되는 마음의 빚과 평생 간직될 추억을 많이 쌓았다. 그중 한 학기 동안 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했던 필리핀 7+1 봉사는 가장 긴 시간을 보낸 만큼 여러 이야기로 내 안에 남았다. 연말을 맞아 오랜만에 모든 팀원이 뭉치기로 했다. 5명 중 3명이 우연히 안양, 의왕 근처에 터를 잡아 함께 가기로 했다. 대형 세단이 있는 친구가 있어 그 차로 갈 때는 내가 운전하고 올 때는 교대하기로 하고 출발했다. 엄청난 정숙성과 안정성을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반응은 느린 차의 지향성을 느끼며 2시간 정도 걸려 춘천에 도착했다. 필리핀 봉사뿐 아니라 대학 봉사단을 함께했던 팀원의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더반풀빌라'였다. 나는 대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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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안동_2일차_안동 중앙신시장·옥야식당·안동 중앙문화의 거리·아차가·맘모스베이커리 본점·스타벅스 안동강변DT점·낙강물길공원·속리산휴게소·사리원면옥 본점기행/국내 2023. 1. 20. 13:44
혼자 이른 아침 일어났다. 부스럭거리며 차가 간밤 동안 잘 있었나 확인하고 왔다. 취객이 많은 동네였기에 살짝 걱정됐다. 대부분의 불안이 그렇듯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다. 숙소로 돌아와 씻고 시간이 남아 조금 있는 설거지를 했다. 다른 친구들도 하나씩 일어나 마저 정리하고 나왔다. 아침을 먹기 위해 안동 중앙신시장 근처에 갔는데 또다시 주차 퀘스트가 생성됐다. 내가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그럴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주차가 어려웠다. 무사히 미션을 마치고 식당으로 향했다. 옥야식당에 갔는데 원래도 유명한 지역 맛집인 데다 직전에 바퀴 달린 집4라는 방송에 나와 그런지 기다리는 줄이 꽤 길었다. 거의 30분 정도 기다려 이 집의 유일한 메뉴인 선지국밥을 마주했다. 뜨끈한 국물은 맛있었고 건더기는 신선했지만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