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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나의 첫 직장, 월드비전에 입사했다.
    봉사 이야기/NGO 2015. 7. 26. 21:39

    기자를 꿈꾸며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정작 대학교에 들어가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건 봉사였다.

    어쩌면 2009년 3월, 학교 신문사와 학교 봉사단 중 봉사단을 '선택'했을 때 나는 지금의 모습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때 난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내가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할지.

    다만 한 번뿐인 인생, 가능하면 후회 없고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고 봉사와 영상이 그 시기에 내게 주어진 삶의 방법이었다.

    둘 다 할수록 어려웠고 또 그 순간을 극복할수록 '의미'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아직도 이런 말을 하기엔 어리지만 어쨌든 덕분에 지금까지의 청춘을 치열하게 보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정말 행복했다.

     

    그렇게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좋은 시간들도 보내다 보니 조금씩 '직업'에 대한 고민이 생겨갔다.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는 여러 요건들이 있었다.

    연봉, 복지, 적성 등등...

    개인적으로 나는 다른 걸 다 떠나서 스스로 '의미'있고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내게 무슨 숭고한 뜻이 있었다기보다는 그냥 나라는 사람에겐 그게 제일 중요했다.

    사람마다 중요한 게 다 다르니까...

    또 한편으론 내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받은 이 세상은 말도 안 되는 부분도 많았기에...

    내 '삶' 그리고 내 '일'을 통해 1g이라도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의무감을 동시에 느꼈던 것도 같다.

     

    무튼 그래서 기존에 관심을 갖고 있던 언론을 비롯하여 대학생활을 거의 다 바친 국내봉사와 해외봉사를 통해 자연스레 개발협력, 사회복지, 사회적 기업 등의 분야에도 관심이 가게 됐다.

    이런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곳은 정말 많았다.

    언론사들 그리고 이카, 수출입은행 등의 ODA기관 혹은 국내 사회복지법인, NGO, 사회적 기업 등등...

     

    그렇게 고민을 하다 보니 내 관심은 개발협력, 사회복지, 국제구호를 아울렀다. 그런 고민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어느새 내가 그동안 해오고 배워왔던 언론홍보,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 기획 및 진행 등의 역량을 더 키우고 잘 펼칠 수 있는 곳은 NGO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NGO의 문은 참 좁아 보였다.

    솔직히 어떻게 보면 아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초짜이기에 가능하면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며 일을 배우고 싶은 욕심 때문에 그 문이 더 좁아졌던 것도 같다.

    무튼 그런 내가 생각한 기준에 맞는 곳은 몇 곳 없었다... 그중 제일 가고 싶던 월드비전은 상시채용제도였고 심지어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직종에 근 몇 년간 신입채용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졸업하고 2달여가 지난 지난 4월 커뮤니케이션팀 채용이 열렸다. 그것도 신규직원으로!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목표를 '경험'으로 삼고 최종면접까지 가서 월드비전 본사 구경이나 해도 좋겠다는 마음으로 써보았는데 운 좋게 서류 통과 - 인적성 통과까지 되었다.

    그리고 면접에 가서 내 인생에서 봤던 면접 중 가장 맘 편하게 솔직하게 얘기하고 왔다.

    면접관님들이 배려해주시기도 했고 또 물어보시는 질문들이 있던 일들이거나 이미 많이 고민하던 것들이라 더 편하기도 했다.

     

     

    그렇게 마음 편하게 며칠을 보내고...

    발표날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은근 떨려 하며 기다리다...

    그냥 헬스장에 갔다.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운동하고 씻으려고 나왔다가 핸드폰 봤는데... 맙소사 합격문자가...

     

    (합격자는 두명이었지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내 이름만...*)

    막상 되고나니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다.

    곧 이어 정말 기분이 말도 안 되게 좋았다.

    그리고 신기했다. 내 인생의 점과 점들이 이어져 맞닿은 곳에 내가 닿아서.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다.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부터... 

    내가 이 길을 감으로써 가지 못할 길들에 대한 미련, 내가 교회를 다님에도 기관의 종교적인 부분에 대한 염려 등...

     

    이제 와 생각해보면 출근한지 이제 약 3달 밖에 되진 않았음에도 저 모든 것들이 얼마나 기우였는지는 많이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도 많이 느낀다.

    또 동시에 내가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얼마나 절묘하게 지금 이곳에서 맞닿아 있는지도 매일 느끼고 있다.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분명한 건 나는 지금 이곳이 정말 좋고 자랑스럽다.

    그래서 한편으론 부담도 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기회인지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고 분명 그중엔 나보다 더 절실한 사람도, 더 출중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는 거야말로 정말 배부른 소리고 오만한 짓이다. 그래서 난 그냥 더더더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기에 앞으로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성장할 거고 '해야 할' 일들도 외면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고 싶었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언젠간 할 수 있게 될 일이기에...

     

    그렇게 이 글이 '출사표'처럼 거창한 것이 아닌 앞으로 살아가며 초심이 흔들리는 순간마다 다시 되뇌어볼 '지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블로그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었기에, 또 이미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담겨 있기에 이런 공간에까지 '일' 이야기를 쓰는 것이 조금 부담이 되기도 한다. 또 동시에 반대로 내가 '개인적으로' 쓴 글이 '기관'의 입장처럼 보일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내가 이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던 이유가 내 삶의 이야기를 나눠 누군가에게 혹시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였기에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더 용기 내어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 찾기 힘들고 들어오기 불편한 이곳의 이 글을 누가 볼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평범하되 열심히 살고자 노력했던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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