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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움은 계속되어야 한다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우다)』, 1992
    문화생활/책 2015. 11. 26. 23:07

    '온고지신'.

    책의 제목을 읽으며 저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지나간 과거로부터 미래를 준비하는 깨달음을 얻는다.'

    스웨덴 사람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언어학자로서 지역 방언을 연구하기 위해 라다크 지역을 방문하였다가
    운좋게 '서구'와는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하고 배울 기회를 얻는다.
    라다크 사람들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공동체에서 살아갔으며 그들이 세상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방식은 더없이 건강했다.

    말을 백 마리나 가진 사람도 채찍 하나가 없어 남의 신세를 져야 할 때가 있다. -라다크 속담. -p.109
    일이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대신 기쁜 마음으로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축복받은 듯한 느낌을 준다. -p.168

    하지만 1970년대 시작된 인도 정부의 '개발 정책'으로 변해가는 라다크를 바라봐야 하는 '슬픔'도 얻는다.
    관광객을 비롯하여 많은 '새로운 것들'의 유입은 라다크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다.
    자급자족하던 그들은 개발에 의해 '돈'에 종속되고 더 넓은 의미의 '체제'에 의존하게 된다.
    그동안의 그들의 전통과 삶에 대해 의구심을 품거나 자조하는 이들도 생겨난다.

    서양 사람들의 눈에 라다크 사람들은 가난하게 보인다. - 그들은 라다크 사람들의 정서적, 사회적, 정신적 풍요로움을 보지 못 한다. -p.187-188

    저자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고민하고 그에 대한 나름의 결론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녀는 라다크 전통사회가 100% 정답이 아니고 서구의 문화가 100% 나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서구식 개발'에 '수정'이 필요함은 100% 확신한다. 
    특히 서구식 산업개발로 인한 에너지 집약적인 생활에 대해 질문한다.
    또 저자는 그런 질문에 그치지 않고 지역중심경제와 환경보호라는 개념을 통해
    작게는 사람 간에, 크게는 자연까지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제시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접근에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효율성과 생산성 같은 일종의 이데올로기에 가려진 것들을 놓치지 말고 보다 포괄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겠다고 느꼈다.

    책을 덮으며 다시금 '온고지신'를 떠올렸다.
    온고지신은 본래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공자의 말 중에 
    “옛 것을 알고 새 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可以爲師矣).”라는 구절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남의 스승이 될 엄두는 아직 감히 안 나지만 옛 것과 새것을 열심히 익혀야겠다고 새삼 다짐할 수 있던 책이었다.



    오래된 미래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지음
    출판사
    중앙북스 | 2015-07-0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오래된 미래』는 1992년 발간 이후 세계 50여 개 언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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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닿았던 구절들:


    아주 적은 것에서 더 많은 것을 얻는다는 것. 바로 그것이 '검약'의 본래 의미라 할 수 있다. -p.75


    말을 백 마리나 가진 사람도 채찍 하나가 없어 남의 신세를 져야 할 때가 있다. -라다크 속담. -p.109


    일이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대신 기쁜 마음으로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축복받은 듯한 느낌을 준다. -p.168


    그 중년 남자는 너무나 여유롭고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어서 굳이 자신의 존재나 자존심 같은 것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었다. -p.174


    서양 사람들의 눈에 라다크 사람들은 가난하게 보인다. - 그들은 라다크 사람들의 정서적, 사회적, 정신적 풍요로움을 보지 못 한다. -p.187-188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들이 세상의 주변부에 있다고 느끼고 있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 세상의 중심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바로 그곳이었다. -p.247


    서구 전문가들은 라다크의 사람들과 동물들에 대해 '왜소하다'라고 이야기한다. 국제표준보다 작다는 의미다. -p.275


    우리의 출발점이 사람과 자연에 대한 존경심이라면 그 필연적 결과물은 다양성의 복원이라 할 수 있다. -p.291


    우리가 단순히 현상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과업을 이루기 위해선 우리 앞에 놓인 위기 상황의 구조적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p.319


    서구사회 사람들은 그들의 개인주의에 자부심을 갖는다. 하지만 때로 그 개인주의는 '고립'의 완곡한 표현이 되기도 한다. -p.329


    우리의 인간 본성에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평화로움과 기쁨이 삶의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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