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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라조 - 형 (兄)
    문화생활/음악 2023. 6. 18. 17:15

    세 살 터울의 동생이 얼마 전 가정을 이뤘다. 나보다 힘이 세진 건 한참 전이지만 새삼 같이 놀겠다고 따라다니던 꼬마가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그 동네 길목 어디에 여전히 메인 못난 형과 다르게 먼저 가정을 이룬 아우가 참 멋지고 대견하다. 어린 나이에 운동을 시작해 십 대부터 십 년 넘게 집 밖에서 자라고, 성인이 돼서도 다사다난했던 그의 청춘을 보며 주제넘게 안쓰럽거나 속상할 때가 많았다. 아주 가끔은 잠시나마 원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순간조차 내가 나의 형제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우애를 깨닫는 계기일 뿐이었다. 때로 형이 있었으면 싶을 때도 있었지만 나 같은 형과 동생 같은 아우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언제나 동생이 있는 삶을 선택할 거다. 사실 동생은 슬프거나 외로울 때도 빙하같이 아주 적은 부분만을 드러내거나 그조차도 혼자 감내했기에 내가 아는 그의 삶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동생의 삶이 앞으로 더 행복하길 바란다. 존재만으로 나에겐 살아갈 이유가 되어주는 사람 중 하나가 나의 형제라 늘 고마운 마음이다. 내가 힘들 때 듣던, 동생이 힘들 때 들려주던 노래로 사랑한다는 말을 대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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