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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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광교산 시루봉 등산 (feat. 월드비전 Global 6k for Water)일상/일상 2021. 11. 9. 20:07
빠르게 지나치는 가을을 붙잡고자 광교산에 갔다. 어쩌다 보니 꽤 많은 친구들과 함께 오르게 됐다. 광교산 정상인 시루봉은 오르는 코스가 다양했는데 그중 시간이 짧은 용인 고기리의 광교산 체육공원 근처 등산로를 택했다. 주차장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입구가 나온다. 초반부 경사가 생각보다 가팔랐다. 같이 간 일행 중에 일부는 초입에서 이탈했다. 조금 빡셌지만 워낙 짧은 코스라 묵묵히 걷다 보면 어느새 정상인 시루봉에 도착해 있다. 낙엽이 길을 매운 가을 산이 생각보다 미끄럽고 위험하다는 걸 배웠다. 정상에서 월드비전 Global 6k for Water 인증 사진을 찍은 뒤 정상의 여유를 누렸다. 생각보다 포근한 늦가을 날씨가 적절했다. 시지프스는 아니지만 산 밑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는 산에 오르면 응당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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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바라산일상/일상 2021. 9. 23. 12:18
이사하고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동네 뒷산이 바라산이라는 점이다. 높이가 428m 정도 되는 산인데 백운산, 광교산으로도 이어진다. 고기리로도 길이 있어 걸어서 다녀온 적도 있다. 늘 그 자리에 있어주는 빽빽한 나무와 산이 묘한 위로를 준다. 일상이 답답할 때면 산에 오르며 많은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깨우치기도 한다. 한 번은 일부러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추어 산에 올랐다. 바라산 정상에서 바라본 해지는 동네는 벅찬 감동이었다. 일상에 묻힌 아름다움이 참 많다. 정상 어귀에서 운이 좋다면 애용이 아니 산의 왕, 산군도 마주칠 수 있다. 해가 지고 나면 산은 급속도로 어두워진다. 어둠의 깊이가 남달라 그야말로 칠흑이다. 바라산이란 이름은 예전 주민들이 정월 대보름 달을 바라보던 산이란 뜻의 '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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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현충일_국립서울현충원일상/일상 2021. 7. 3. 12:26
현충일을 맞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원래도 차가 많은 곳이지만 유난히 더 많다. 인파를 헤치고 현충원에 도착했다. 날이 유달리 흐리고 습했다. 정문과 충성분수대 이어 뒤로 무덤, 비석, 기념물이 길게 이어졌다. 천천히 이어진 길을 따라 걸었다. 어느 묘 앞에 웅크린 할머님을 보고 우리 할머니가 떠올랐다. 처음으로 뜬금없이 그냥 연락드렸다. 늘 짧게 끊으시던 할머니가 길게 말씀하시는 데 괜히 마음이 찡했다. 애국지사, 임시정부요인, 무후선열의 넋을 기린다는 충열대에 올라 묵념을 했다. 우당 이회영 선생의 묘를 비롯해 순국선열들의 묘를 보며 내가 두 다리로 딛고 있는 땅의 또 다른 의미를 실감했다. 돌아 나오는 길에 비가 꽤 와서 우산도 없이 쫄딱 젖었다. 마지막으로 김대중대통령 묘소에 들렀다가 다시 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