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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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 9月문화생활/음악 2022. 9. 4. 23:22
바쁜 일상으로 쌓인 피로가 무겁게 느껴지는 나날 속에 우물쭈물하다 구월이 왔다. 사실 게으름을 피우기도 했으나 여느 때처럼 올해도 열심히 살았다. 뜻하지 않은 일로 다치거나 지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두려움을 견디고 한 발짝씩 내디디며 조금 더 성숙하고, 그만큼 늙은 인격체가 되었다. 왠지 지난여름과 함께 버거웠던 청춘의 더위가 점점 가시는 것 같다. 아쉽고 허무한 동시에 홀가분하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지난 계절의 마지막 인사 같아 애틋하다. 이 감정조차 교만이려나. 아마도 답이 없을 애꿎은 9月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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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콘서트 BIRDMAN – 서울문화생활/공연 2022. 1. 16. 23:02
나름 여리고 내성적이었던 마음 때문에 슬픔이나 아픔을 겪을 때면 주위에 털어놓기보단 홀로 삭이곤 했다. 그런 나에게 비슷한 온도로 대신 울어주는 발라드 곡들은 크나큰 위로로 다가왔다. 주관적인 해석일 수 있으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느니 차라리 스스로 흉지고 마는 윤종신 세계관 속의 '무해한 찌질이'들을 특히 좋아한다. 자기가 태어난 해에 데뷔한 가수의 노래를 즐겨듣기 시작한 10대 소년은 많은 일을 겪으며 어느새 30대 중반을 앞둔 청년이 되었고, 가수는 월간 윤종신과 이방인 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히 자신의 목소리를 다듬으며 그 시간을 성실하게 함께해 주었다. 착실하게 살았지만 왠지 모르게 헛헛함을 느끼던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아껴두었던 그의 콘서트를 홀로 찾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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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월간 윤종신 Repair 5월호 - 뒷모습문화생활/음악 2021. 5. 25. 22:01
고됐던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우연히 윤종신 님이 부른 뒷모습을 듣게 됐다. 라이브 버전으로 가끔 들었던 노랜데 새로이 편집된 이번 버전은 무언가 더 심금을 울린다. 눈에 익은 뮤직비디오 주인공들의 뒷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데, 그즈음 나의 지난 시간이 함께 펼쳐지는 기분이다. 곡 설명에 있는 말이 또 한 번 마음을 울린다. 우리가 모두 제각기 다르다는 건 정말이지 당연한 사실이면서도 늘 신기하게 다가와요. 특히 연인들이요. 그렇게 많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똑같은 걸 보고 똑같은 걸 듣고 똑같은 걸 경험했는데도 헤어질 때 보면 세상에 이렇게 나와 다른 사람이 있나 싶잖아요. 이별을 받아들이는 모습도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고요. 어떤 사람은 헤어지기 전부터 빠르고 효율적으로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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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월간 윤종신 Repair 1월호 - 잘 했어요 (With 정준일)문화생활/음악 2021. 1. 24. 20:58
작년 연초엔 박재정 님의 '가벼운 결심'을 고막이 닳도록 들었다. 올해엔 월간 윤종신으로 찾아온 '잘 했어요'란 노래를 열심히 듣고 있다. 내 귀는 미스틱 재질인가 보다. 거기다 정준일 님의 보컬이라니 너무 좋다. 아무도 모르게 쌓인 첫눈처럼 찾아온 첫사랑을 깨달을 즈음부터 윤종신 님의 솔직한 가사와 절절한 음색을 참 좋아했던 거 같다. 나이가 먹을수록 그가 쌓아온 노래들이 점점 더 좋아진다. 그건 노래에 담긴 어떤 찰나의 진심을 조금 더 이해하고 알아볼 수 있게 성장해서가 아닐까 자평해본다. 월간 윤종신은 무려 2010년부터 이어온 프로젝트다. 이제는 노래뿐 아니라 성실하게 주어진 삶을 노래하는 그의 행보 자체가 존경스럽다. 자유와 불안 사이에서 손에 쥐었던 것을 잠시 내려놓았던 '이방인' 프로젝트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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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 그대 없이는 못살아 (늦가을)문화생활/음악 2016. 9. 25. 15:07
약 1달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런저런 고민이 많던 시기였는데, 감히 가늠도 못할 할아버지의 삶 앞에 부끄러웠다. 그리고 상을 치르며, 아직 어른은 아니지만 더 이상 아이도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다.이전에 못 느끼던 책임감도 새로이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남겨진 할머니를 보며, 문득 이 노래가 떠올랐다. 두 분이 서로에게 그러했듯,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짧은 삶이지만 의미 있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렇게 할아버지의 삶의 의미를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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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 야경문화생활/음악 2014. 4. 6. 00:19
내 인생 최고의 명반 중 하나인 윤종신 11집 '동네 한 바퀴'개인적으로 윤종신 씨의 포근한(?) 보컬을 정말 좋아한다. 초창기 미성과는 또 다른 매력...!'계절의 냄새가 열린 창을 타고서 날 좁은 방에서 밀어내는' 요즈음에 어울리는 타이틀곡 '동네 한 바퀴'도 좋지만'야경'!!!!!!!!! 이거 진짜 명곡이다...혹자는 이곡의 '유난히 택시 안 잡히던 날 택시 뒷 창으로 보인 마지막 모습 멀어질 때까지 바라본' 부분을 보며김연우가 불렀던 '이별택시'의 연장선에 있다고 한다.다 떠나서 정석원 작곡, 윤종신 작사 정말 잘 어울린다.사실 지금 반나절 동안 과제하다가 듣는데...와 진짜 좋다... 어떻게 이렇게 계속 들어도 항상 좋지?방금 전까지 날 괴롭히던 과제까지 이토록 아름답게 해주는 노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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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B - 1월부터 6월까지 / 2013 월간 윤종신 Repair 12월호 - 1월부터 6월까지문화생활/음악 2013. 6. 30. 17:41
1월부터 6월까지는 오랜만에 015B와 윤종신이 만났던 노래이다. 2011년 6월 22일에 발매됐던 건 이 노래의 가사와 맞닿아 있는 느낌을 준다. 내 기억으로 윤종신씨가 트위터를 통해 이 사람의 표현이 참 슬프다고 이 노래를 설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데리러 가던 길 늘 설레었던, 내 인생 한번도 그녀를 이긴 그 어떤 누구도 만난 적 없다는 가사 속의 '그'가 헤어진 날은.. 공교롭게도 내 생일이다...☆ 그래서 이 노래를 들을 땐 문득 세상의 많은 인연들을 떠올리게 되는 거 같다.. 세월이 조금씩 흐를수록 지나간 일들도, 다가올 일들도 괜히 막막하고 먹먹하게 느껴질 때가 더 많아지는 거 같다.. 어쨌든 이 노래도 참 즐겨듣는 노래.. 이 라이브도 공교롭게 군대에서 발견하고 참 즐겨듣던 라이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