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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가평_도선재·가평빠지 캠프통포레스트 수상레저·가평군농협 하나로마트 설악점·천섬리조트·나인블럭 가평점
    기행/국내 2023. 7. 16. 19:43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물놀이 마니아(?) 친구 덕분에 또 우르르 가평으로 향했다. 작년엔 여섯 명이 차 세 대로 움직였는데 올해는 일곱 명이 차 두 대로 움직였다. 어쩌다 보니 내 작은 차에 네 명이 타게 되어 이른 아침 출발했다. 판교역과 복정역에서 각각 기다리던 친구들을 태웠다. 차가 생각보다 많이 막히고, 가는 길에 케이크를 사다 보니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약속 장소인 도선재에 도착해 미리 와 있던 친구들과 만나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날이 흐려 친구들은 대부분 양지곰탕이나 차돌우거지탕 같은 따뜻한 국물을 먹었다. 나는 꿋꿋이 평양냉면을 먹었는데 국물은 깔끔하고 메밀 향도 적당히 나 맛있게 먹었다. 평양냉면치고는 면이 조금 쫄깃한 식감인 건 독특했다.

    잘 먹고 숙소에 미리 산 케이크를 두고 '가평빠지 캠프통포레스트 수상레저'에 갔다. 빠지 옆 주차장은 만차라 꽤 먼 곳에 있는 야외 주차장에 가야 했다. 다행히 셔틀이 자주 있어 오가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친구 중 하나가 짐을 두고 와 다시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도 즐거운 시간의 연장선이었다. 비일상적인 여행이 주는 이런 여유가 참 좋다. 빠지에 도착하니 어느새 1시가 지났다. 

    실내외 온수 수영장도 있고 규모가 엄청났다. 내가 아는 빠지 느낌이 아니었다. 작년에 갔던 곳은 상대적으로 작고 사람도 별로 없어 우리 일행이 거의 전세 내다시피했는데, 여긴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몸이 엄청 좋거나 흔히 말하는 인싸처럼 보이는 군상이 많이 보였다. 입구부터 기 빨리기 시작한 사람 나야 나... 물놀이를 별로 안 좋아하는 친구들은 푸드코트에 자리 잡고 나머지 일행은 바로 기구를 타러 갔다.

    사람이 너무 많아 거의 1시간의 대기 시간 끝에 겨우 기구 2개만 탈 수 있었다. 대기 시간이 주말 롯데월드 못지않다. 다들 몸이 안 좋거나, 일상에서 지친 채로 와서 무더위 속 기다리는 일이 꽤나 고됐다.

    감질나게 즐기고 푸드코트에서 치킨과 멘보샤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했다. 몸으로 하는 놀이 뒤에 먹는 음식은 확실히 평소보다 더 맛있다.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간식으로 기운 내어 워터벤틀리라는 720도 고속 회전 보트를 탔다. 다른 곳엔 없는 이곳만의 시그니처 어트랙션 중 하나라고 한다. 막상 타니 박진감은 기대보다 덜했는데 처음 타보는 탈 것이라 신선했다. 이어 워터파크란 이름의 놀이터 같은 곳에 가서 유격 훈련과 놀이터 사이 무엇을 해맑게 즐겼다. 몸이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나와 신평리 박병장이 깨어나 생각 이상으로 즐거웠다. 뜻밖의 도파민 폭발을 경험했다.

    유!격!자!신! 유!격!자!신!

    다들 어느 순간 피로나 통증을 덜 느끼게 됐다. 여세를 몰아 플라잉피시를 타고 마지막으로 또 다른 시그니처 어트랙션인 워터타노스를 무려 두 번 연속으로 탔다. 잠수가 된다고 광고하던데 급정거하면서 순간적으로 물이 들이치는 것에 가까웠다. 그래도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다. 머리에 미역이 생길 만큼.^^

    어느덧 운영 종료 시간인 6시가 가까워져 급하게 씻고 나왔다. 처음엔 일상이 남긴 피로에 잠식됐으나 끝끝내 도파민 범람에 이르렀던 빠지였다. 올해도 덕분에 즐거웠다!

    셔틀로 외부 주차장에 간 뒤 미처 씻지 못했거나 컨디션이 안 좋은 친구들은 바로 숙소로 향했다. 나를 비롯해 상대적적으로 멀쩡한(?) 사람들이 가평군농협 하나로마트 설악점에서 장을 봤다. 

    다시 찾은 이번 여행의 숙소는 천섬리조트였다. 근처에 공사장이 있어 다소 어수선했지만 나름 강이 보이는 방이었다. 실내는 위가 뚫려있는 벽으로 방과 거실이 구분되어 나름 인원을 나눠 잘 수 있는 구조다. 도착하자마자 친구가 베란다에 벌이 많대서 가만히 보니 벌집이 있었다. 나중에 숙소 사장님께 물어보니 벌집을 제거했는데 아마 여왕벌이 돌아온 것 같다고 하셨다. 벌들 입장에선 우리가 불청객일 수 있지만 테라스는커녕 문을 열 수조차 없는 건 아쉬웠다.

    미리 사 온 아이스크림으로 당 충전을 했는데, 폴라포 매실 맛이 있어 먹어보니 뭔가 초록매실 음료수 맛 혹은 식당 후식으로 주는 매실차 맛이었다.

    어느덧 저녁 시간이라 다정한 친구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맛있는 크림 파스타와 돼지고기 바비큐를 먹었다. 식사 중에 청소년으로 보이는 고양이가 와 고기를 주고 모기에게 헌혈하며 생태계의 순환에 기여했다. 실내로 복귀해선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축하를 전한 뒤, '몸으로 말해요', '고요 속의 외침' 등의 게임을 즐겼다. 그렇게 재밌는 하루를 보내고 마침내 잠을 청하려고 했으나 코골이가 다채롭고 풍성한 친구 덕에 여러 차례 깨며 긴 밤을 보냈다...*

    결국 7시도 안 되어 일어났다. 혼자 산책을 즐기기 위해 나왔는데 어제 고기로 안면을 튼 고양이가 반갑다는 듯 뛰어와 내심 놀라고 고마웠다. 몸을 비비적대며 엄청 애교를 부리더라. 너무 귀여운데 뭔가 안쓰럽기도 했다. 좀 놀다 이내 다시 산책하러 가는데 저 멀리서 가만히 바라보더니 어느새 쫓아와 같이 걷고, 함께 풀과 바람의 냄새를 맡았다. 결국 다시 몸을 비비는 것으로 마무리하더라. 사람을 잘 따르는 걸로 봐서 이곳에 터를 잡은 길냥이인 것 같았다. 이 숙소에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가 그 짧은 동행이었다. 진짜 감히 집으로 모시고 싶었다.

    8시 넘으니 친구들이 죽은 자 가운데서(?) 슬슬 깨어나 한 명씩 씻었다. 육개장 사발면, 인스턴트 된장찌개와 햇반 그리고 커피우유로 야무진 조식을 즐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뭔가 여러모로 대학 시절 MT 감성이 묻어나 좋았다.

    가평 여행의 마무리는 나인블럭 가평점이었다. 나인블럭은 본래 제화, 패션 등을 주로 취급하던 DFD그룹에서 2015년 런칭한 커피, 카페 브랜드이다. 여기저기 많은 지점이 있는데 가평점은 해당 기업이 소유한 '더 스테이 힐링파크' 안에 자리하고 있다. 숙박 시설, 골프장, 수영장, 정원 및 산책로 등을 두루 갖춘 복합 문화 공간을 지향하는데 입장료가 인당 8천 원이다. 해당 공간 내 카페 등지에서 5천 원씩 페이백이 된다. 다른 건 모르고 카페만 사용하려던 우리에겐 입장료가 있다는 것 자체가 다소 당황스럽긴 했다.

    와인, 가구 등의 판매 공간과 전시 공간은 한 번 둘러보기 좋았다. 호우주의보, 호우경보 알람 문자가 계속 올 정도로 비가 많이 오던 날이라 실내에서 나름의 볼거리를 즐길 수 있었다. 천장 재질이 뭔지 모르겠으나 빗소리가 마치 슬레이트에 튀기듯 타닥타닥 울려 퍼졌는데 묘하게 힐링 됐다.

    이전에 나인블럭의 다른 지점에 가본 적이 있는데, 일반적인 카페보단 전반적으로 가격이 높은 편이다. 아메리카노는 7천 원, 카페라떼는 7천5백 원이었다.

    창가에 비치는 비와 신록의 정원이 자연스레 또 언어의 정원을 떠올리게 했다. 버거운 나날 속 잠시간의 비일상적인 시간을 누리고 다시 또 일상에 부딪칠 준비를 했다. 그러다 기습적으로 급한 업무 요청이 온 친구의 안타까운 휴일 근무를 지켜보다 같이 출발했다. 출발하고 얼마 안 되어 나도 업체에서 급하지 않은 일로 급한 척 연락이 와 답했다. 우리네 인생 쉬운 게 없다...* 그래도 여름철 버거운 일상으로 달뜬 마음을 삭여 준 물놀이와 장대비를 잘 간직해야지! 오는 길엔 차가 정말 많이 막혔다. 친구들이 원하는 곳에 내려주고 집에 오니 어느덧 저녁이었다. 여름이었다(?).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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