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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타다 히카루(Utada Hikaru 宇多田ヒカル) - First Love
    문화생활/음악 2023. 1. 14. 15:17

    넷플릭스의 일본 드라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First Love 初恋)'를 봤다. 이 글은 가벼운 스포일러를 담고 있으니 혹시나 글을 보는 사람들에게 미리 주의와 양해를 바란다. 홋카이도(북해도)를 배경으로 제목처럼 우타다 히카루라는 가수의 'First Love'와 '初恋'라는 노래를 주요 소재로 한 작품이었다. 두 곡은 모두 '첫사랑'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그 단어에 꽤나 긴 시간을 관통 당했던 나는 삼십 대 중반에 이른 지금도 여전히 '러브레터', '노트북',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부터 '너의 이름은', '그 해 우리는' 등 순수한 사랑의 담론을 담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제는 첫사랑을 생각하면 왜인지 한없는 마음이 샘솟던 소녀뿐 아니라 사랑이 형을 비롯해 가족들과 함께한 많은 시작, 처음으로 연애를 알려줬던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언젠가 찾아오길 바라는 마지막 사랑 등 다양한 이름을 떠올리게 된다. 때로 야속하거나 버거울 때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감사하지 않은 인연이 없다. 각자의 형태로 가슴 한편에 소중하게 자리하고 있다. 다만 가끔씩 살아온 세월만큼 추억으로 눈과 마음이 함께 시릴 뿐이다.

     

    드라마를 보며 개인적으로 여자 주인공 노구치 야에의 대사와 상황에 감정이 많이 이입됐다. 어려서부터 방어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이 생활에 치여 꿈조차 포기했을 때, 마침내 다시 찾아온 사랑에 용기 내어 삶을 마땅하게 돌리는 여정이 감동적이었다. 남은 삶을 가늠할 수 없어 괜히 조급해지기도 했지만 결국 지나온 모든 순간이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는 것과 '지금, 여기'가 제자리였음을 뒤늦게 깨닫곤 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직도 교차로 위에 서 있는 마음이 조금 부끄러우면서도 덕분에 스스로나마 한 번 더 감싼다. 작중에서 많이 언급된 '운명'의 흐름 위에서 다시 바람이 일 때, 쉽지 않겠지만 상처와 두려움은 내려놓고 기쁘게 파도에 삶을 맡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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