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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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정준일 소극장 콘서트 '겨울'문화생활/공연 2021. 9. 18. 12:03
겨울의 끝 무렵에 정준일 소극장 콘서트 '겨울'에 다녀왔다. 코로나19로 인해 다들 마스크 쓰고 체온을 재는 생소한 방식으로 입장했다. 가수는 연신 고맙다는 얘기를 반복하며 최선을 다해 노래했다. '그래 아니까, 안아줘, 바램' 등 듣고 싶던 노래들을 대부분 들었다. 무엇보다 마지막 곡으로 '푸른끝, 그랬을까'를 이어 부르고 앙코르 곡으로 직접 피아노 치며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불러줬는데 정말 좋았다. 깊은 위로가 돼서 마음으로 펑펑 울었다. 허덕이던 겨울을 달래준 함게 우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내적 오열을 했다. 덕분에 건조해진 내 마음에 미스트 같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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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일 - 푸른끝문화생활/음악 2021. 7. 14. 22:07
어떤 계절에 생각나는 노래가 있는가 하면, 늘 같은 계절로 데려가 주는 노래도 있다. 정준일의 푸른끝은 들을 때마다 겨울을 떠올리게 한다. 바쁜 일과를 보내고 돌아온 방에서 안락함보단 눅눅함을 느끼는 날, 가슴까지 서늘한 노래를 꺼내본다. 좋은 것들은 시절마다 다른 의미로 되새겨지곤 한다. 이 노래는 나에게 늘 중의적으로 다가온다. 푸른 청춘의 종말을 고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신록의 시작을 알리는 끝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지난 시절과 지금이 다르듯 앞으로도 이 곡에서 나는 또 다른 목소리를 발견할 것이다. 잠잠히 듣다 보니 못 다한 사랑에 대한 회한으로 느껴지던 가사가 오늘은 자신의 꿈 혹은 삶과 나누는 대화로 느껴진다. 충만하게 주어진 고독을 기쁨으로 누려야겠다. 절망이 쉽고 그 어떤 무엇도 가질 수 ..